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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 : 날지 못하는 천사


 날지 못하는 천사는 2003년판 강철의 연금술사 애니메이션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PS2로 발매했던 강철의 연금술사 게임입니다. 원작 만화 단행본에도 프롤로그에 해당되는 단편도 수록되어 있었는데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스토리상 시간대는 초반 에드와 알이 스카에게 습격당한 후 리젠블에서 정비를 마치고 센트럴로 돌아오는 시기입니다. 원작 만화로 치면 9-10화 사이예요.  콘솔로 발매되는 캐릭터 게임이 대개 그러하듯 오리지널 스토리로 진행되며, 게임의 배경이 되는 히스갈드라는 연금술 도시 역시 게임에서만 등장하는 지명입니다.

 

날지 못하는 천사는 엘릭 형제가 안면을 튼 바 있는 빌헬름 교수와 그의 딸 알모니를 만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퀄리티 높은 애니메이션,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설정

 

2003년에 발매된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그래픽의 퀄리티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액션 어드벤처 장르인데, 크게 스토리와 액션 두 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스토리 파트 중에서 애니메이션 파트는 제법 퀄리티가 높으며 보는 맛이 쏠쏠합니다. 

호크아이와 머스탱의 만담 등 팬이라면 건질 것이 많아요. 원작에서 못 보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팬 입장으로썬 가치가 있지요. 그러나 기존 원작 캐릭터도 좋지만, 오리지널 캐릭터에게 집중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알모니의 감정선을 제대로 따라간다면 엔딩에서의 여운도 보다 진하게 남을 거예요.

 


연금술을 이용한 전투. 하지만..

 

어찌 됐든 전투가 게임의 주된 요소이니 만큼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영 재미가 없었습니다.

원작의 특성을 살린 시스템이야 둘째 치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더군요.

 

플레이어가 조종 가능한 캐릭터는 에드워드뿐입니다. 직접 조종하는 건 불가능한 대신 알폰스에게는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폰스의 AI가 똑똑한 편이 아니라서 내버려 두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더군요.

 

타 게임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바로 연금술이겠죠.

원작 초기에 등장하는 쇠공 대포도 연성 가능한데 이걸로 알폰스도 날려 보낼 수 있습니다.

알폰스에게 열받는 상황이 많이 생기는데 냅다 쏴주니까 어찌나 통쾌하던지.

대신 대미지는 입으니 정도껏 쓰는 게 좋습니다. 알폰스는 에드워드보다 피통이 커서 방패 역할로 쓰기 좋거든요.

전투불능이 돼버리면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곤란합니다. 

 

지형을 이용해 적을 공격할 수도 있고, 함정을 설치해서 적들의 이목을 끄는 등 다양한 전법으로 싸울 수 있습니다.

무기도 연성해서 보다 효율적으로 싸울 수도 있고요.

에드워드, 알폰스 각각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정해져 있고, 종류도 한정되어 있습니다만 만든 무기는 속성을 부가해 더 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게임에서 가장 유용한 연금술을 뽑으라면 이 속상 부가를 뽑겠습니다.   

 

일반적인 공격은 3연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정한 시기에 발동하는 저스트 어택이라는 것도 있는데 발동하면 추가 대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사실 스토리만 보면 합격점인 게임입니다. 

애니메이션 단편 에피소드로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저는 엔딩이 지금도 눈에 생생하네요. 

그러나 게임으로써는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품이죠. 어지간한 팬이 아니면 플레이 자체가 고역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마지막 전투는 이벤트성으로 무조건 패배해야 하는데 마지막에 지고 끝난다는 게 영 맘에 안 들더군요.

적을 흠씬 두들겨 패서 이길 수는 있을 정도입니다만 엔딩은 똑같습니다. 

 

다회차 플레이도 있는 것 같은데 2회차에서는 이미지, 영상을 얻어서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관심 있는 분들은 얻어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팬들에게는 좋은 추가 요소라고 생각합니다.